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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별세와 드래곤볼을 추억하며

 

며칠 전 <드래곤볼>작가의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영면을 들었다.
난 <닥터 슬럼프>와 <드래곤볼>을 너무도 좋아했던 아이였기에 이내 마음이 시렸다.
단언컨대 가장 많이 본 만화책은 <드래곤볼>이 분명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드래곤볼>에 대한 여러 주제로 이야기하고 행복해했다.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걸 넘어서 작품의 세계관에 몰입했었다.
<드래곤볼>은 내 인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작품임이 분명하다.
나이가 듦에 만화책 <드래곤볼> 본편 42권을 마무리 하고, 그 후의 작품들은 거의 보지 않았다.
삶을 살아가다 순간순간 유년 시절이 그리워 질 때면, 기억의 페이지 중 <드래곤볼>은 반드시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
드래곤 볼 만화책부터 시작해서 IQ 점프, 관련게임, 비디오 가게, 카드 다스(프리즘 카드 뽑기), 피규어 등등 <드래곤볼>과 관련한 추억들은 산더미처럼 많다.
이렇게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영면을 듣고 난 어린 시절을 떠올려봤다.

조금이라도 추억에 근접하기 위해 혹시 집에 <드래곤볼>에 관련한 작은 무엇인가가 있을까 찾아봤다.
아쉽게도 그 흔한 만화책도 무엇도 아무것도 없었다.
단 한 권만 이라도 <드래곤볼>을 손으로 넘기면서 읽고 싶었다.
그래서 3월 11일 홍대입구 근처에 중고 서점을 찾았다.
서점 사장님은 책장 구석 한쪽에서 세 권을 찾아 주셨다.
다 살 필요도 없고, 그저 손으로 <드래곤볼>을 넘기면서 읽고 싶었기에 23권 딱 한 권을 구매했다.
변색이 심하고 조금은 곰팡이 냄새까지 나는 책을 넘기자, 난 순식간에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만화책에 몰입했다.
對 프리더전인 나메크성 배경으로, 프리더 일당 vs 베지터 vs 지구인들의 치열한 드래곤볼 찾기가 주 내용이다.
23권의 막바지에는 프리더의 최고 친위대 기뉴 특전대와 손오공이 각각 나메크성에 도착하는 내용을 마무리로 24권의 기대치를 최고조로 올린다.
직접 페이지를 손으로 넘기며 만화책을 덮기까지, 가슴 일렁이는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을 그렇게 추모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 기억으로만 간직할 수밖에 없는 추억이 너무도 그립고, 추억을 만들어 준 작가님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