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쯤 유년 시절에 좋아했던 물건들을 다시 사 모았다.
그중 정말 말도 안 되게 비싸진 장난감도 존재했다.
너무 비싼 거나 구하기 어려운 건 제외하고 사고 싶은 물건을 써 내려갔다.
그중 상위권에 있는 물건은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 60권]이다.
중요한 건 [대현 출판사]에서 나온 흑백 만화책이어야 했다.
워낙 대작이기에 추후에도 더 좋은 판본이 나왔지만, 추억을 간직해야 했기에 의미가 없었다.
재작년에 운 좋게도 동네 당근에 매물이 올라왔다.
초반 몇 권만 상태가 약간 안 좋고, 세월의 색바램이 조금 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추억을 꼭꼭 씹어가며 60권 다 읽는데 한 나흘 정도 걸렸나?
추억을 배불리 먹고 그렇게 책장에 꽂아 두었다.
작년 나의 삶에 화두는 심플 라이프였다.
가뜩이나 많았던 책들과 LP가 늘어나면서, 물건을 제어하기가 어려워졌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이 혼탁해지는 기분이었다.
정리가 필요했다.
먼저 안 쓰는 물건들을 살펴봤다.
환금성이 좋은 건 빨리 팔아버리고, 버릴 건 과감하게 버렸다.
힘들게 산 책도 많이 팔거나 기증해 버렸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건은 많아 보였다.
결국 완벽하게 정리를 하려면 세 가지를 버려야 했다.
추억의 물건, LP, 기타(Guitar)용품
추억의 물건을 버리면, 내 추억이 도망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칼을 빼 들기로 했다.
고통스럽지만 이 물건들을 차근차근 팔기로 했다.
대신 물건이 처분되기 전에 짧게라도 수필을 쓰기로 했다.
그 물건에 관한 내 마음의 추억을 말이다.
그래서 추억의 물건 버리기 첫 빠따는 가장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 60권]이다.
삼국지와 함께 사진도 찍어본다.
책장을 길게 채웠던 60권 삼국지의 빈 공간만큼, 내 마음은 평화로워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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