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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encer - Death - Pierce Me (2001)

JockeyKoo 2024. 4. 14. 16:55



나의 병신같은 우울증 치료제 Silencer

ㅈ ㅏ~살, 블랙메탈, 우울증 블랙메탈이란 DSBM 장르를 말하면 이 앨범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왜냐하면 보컬 나트람(Nattramn)이 기행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거지같은 가면을 쓰고 돼지 발을 잘라 자기 손에 붙이고 피칠갑을 한 사진부터 조금은 충격적이다.
정신병원에 수감됐다 탈출한 커리어도 있고, 살인 미수 의혹도 있다고 한다.
(글쎄 난 관종짓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미지 메이킹이라 본다.)
한마디로 음악 이상으로 기행으로 유명한 관종 친구다.
그가 하는 음악은 어두운 분위기와 반복되는 리프의 차갑고 우울한 블랙메틀을 들려준다.
부분부분 멋진 아르페지오와 고통스러운 리프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장 중요한 건 나트람 형씨의 보컬이다.
귀가 찢어질 듯한 고음 스크리밍을 들려주는데 이게 참 기분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
예전 사일런서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땐, 정말 소름 끼치게 무섭게 들렸다.
끔찍할 정도의 광기들인 미친놈의 보컬이 살벌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모든 일은 익숙해지기 마련.
듣다 보니 무서운 감정보다 개그적 요소가 눈에 띈다.
메탈 킹덤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펀지밥 목소리가 들려 웃기고, 또 왕년 유행했던 익룡 쉬즈곤 목소리도 들린다.
이렇게 이 음반은 고통의 음악보단 개그의 음악으로 점점 승화됐다.

그리고 예전에 나 또한 우울증에 힘들어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이 앨범은 내게 우울증약의 효과를 가져다줬다.
이 앨범이 가진 우울증을 주제로 치료한 게 아니고, 내가 해석한 개그적 요소가 나에게 힘을 줬다.
이런 바보 친구도 앨범도 만들고 관종짓 하려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도 힘내서 살아야겠다는 삶의 희망을 줬다.
1번 트랙 Death - Piece Me에 비장한 아르페지오 연주에서 기습적으로 나오는 나트람의 스크리밍 보컬이 언제 나오나 숨죽여 기다리다, 혼자 빵빵 터지곤 했다.
그렇게 내 우울증 치료제가 되고 삶의 희망이 된 우리 사일런서 노르웨이 친구에게 감사한다.
살다가 삶이 힘들 때, 더 심하게 우울증에 빠졌을 때 또 사일런서의 음악을 찾게 될 거다.
언제나 웃겨 죽을 것 같은 목소리로 있어 줘서 고맙고, 인생에는 지하실 밑에 또 지하실이 있단 걸 몸소 관종짓으로 보여줘 고맙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