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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던 기억의 조각 림스치킨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 붙은 치킨집을 발견했다. 가게 이름은 "림스치킨." 그림은 어린 시절 즐겼던 양배추 인형 게임처럼 동그랗고 클래식하며 익살스러운 모습이다. 어디서 봤더라... 기억이 났다. 90년대 어릴 적 살던 집에서 보았던 그 정겨운 치킨집이었다. 림스치킨이 프랜차이즈였던가 싶었는데, 대한민국 최초의 프랜차이즈였던 것이다. 어릴 적 이 치킨이 무슨 맛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그림만큼은 확실히 기억에 남았다. 어린 마음에 특이한 그림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아니면 치킨이 맛있어서 이 그림을 기억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뭐가 되었든, 추억에서 떠오른 호기심에 이 치킨집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며칠 후 바로 치킨을 사러 갔다. 가게 사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 더보기
광복절 기념 - 삼익 안중근 기타 Hero 1909-AE 오늘은 광복절이다. 나는 3.1 운동의 헌법 이념을 존중한다. 독립운동가들의 피로 일궈낸 소중한 독립된 나라를 사랑한다. 근 몇 년 전부터 광복절의 이념을 혼탁하게 만드는 일부 사람들에 대해 한탄스럽다. 나는 나의 취미로나마 광복절을 기념하고자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기타를 모으는 취미를 가진 적이 있었다. 그때 구매한 기타가 삼익의 안중근 기타다. 모델명은 Hero 1909-AE이고 슈퍼 스트랫형 모델이다. 보통은 붉은색이지만, 내 기타는 녹색이다. 바디 우측 하단에는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해인 1909년이 프린팅됐다. 바디 좌측에는 國家安危勞心焦思(국가안위노심초사) 유묵이 그려져 있다. 기타의 개방현 음이 다시 돌아오는 연주 중 가장 눈에 많이 띄는 12번 플랫에는 그 유.. 더보기
Silencer - Death - Pierce Me (2001) 나의 병신같은 우울증 치료제 Silencer ㅈ ㅏ~살, 블랙메탈, 우울증 블랙메탈이란 DSBM 장르를 말하면 이 앨범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왜냐하면 보컬 나트람(Nattramn)이 기행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거지같은 가면을 쓰고 돼지 발을 잘라 자기 손에 붙이고 피칠갑을 한 사진부터 조금은 충격적이다. 정신병원에 수감됐다 탈출한 커리어도 있고, 살인 미수 의혹도 있다고 한다. (글쎄 난 관종짓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미지 메이킹이라 본다.) 한마디로 음악 이상으로 기행으로 유명한 관종 친구다. 그가 하는 음악은 어두운 분위기와 반복되는 리프의 차갑고 우울한 블랙메틀을 들려준다. 부분부분 멋진 아르페지오와 고통스러운 리프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장 중요한 건 나트람 형씨의 보컬이다. .. 더보기
사소한 거절 당함의 아픔 (총선 출구조사 조사원) 지인의 소개로 국회의원 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일을 하루 하게 됐다. 투표소 근처에서 투표하고 나온 사람들에게 어떤 후보/당에 투표했는지 직접 조사하는 일이다. 이 나이에 무슨 이런 알바냐 했지만, 나이가 제법 있는 분들도 일을 한다고 하고, 무엇보다 일이 재밌을 거 같아서 큰마음 먹고 해보았다. 일의 강도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과 온종일 서 있는 거 빼고는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없다. 하지만 진짜 힘든 일은 생각지 못한 곳에 있었다. 바로 거절당함에 대한 상처였다. 시민들에게 다가가 어떤 후보/당에 투표했는지 물어보면 체감상 30% 확률로 거절당한다. 내가 만약 조사받는 시민이었어도 아마 이 상황을 당황스러워했을 거 같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선거는 비밀선거가 기본 원칙이고 한국에선 정치관을 .. 더보기
판을 조금 파려고 한다. 이미 나는 옛날에 CD를 판 적이 있었다. 약 100여 장 정도만 남기고 모두 팔았다. 그 기준은 추억이 깊게 남은 음반이었고, 제아무리 명반이어도 싹 팔았다. 그렇게 강하게 팔고 나니, 음반사는 흥미는 싹 사라졌고 음반은 거의 사지 않았다. 그런데 음반을 판 후 십 년 정도 지나, 다시 음반을 사 모았다. 팔 때는 또 음반을 모을 거란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했다. 특히나 이미 한 시대가 꺾여 사장된 줄 알았던 LP로 말이다. 어쩌다 입문한 LP는 근 몇 년 최대의 관심사가 되어 열심히 모았다. 처음엔 CD로 모았던 추억의 음반들을 중심으로 LP를 다시 모았다. 그러다 명반으로 취급받는 음반들을 모았다. 취향이 아니어도, 명반이라면 가격만 적당하면 지갑을 열었다. 덕분에 듣지 않는 판들이 잔뜩 쌓이기 시.. 더보기
60권 전략 삼국지와 추억의 물건 버리기 2021년쯤 유년 시절에 좋아했던 물건들을 다시 사 모았다. 그중 정말 말도 안 되게 비싸진 장난감도 존재했다. 너무 비싼 거나 구하기 어려운 건 제외하고 사고 싶은 물건을 써 내려갔다. 그중 상위권에 있는 물건은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 60권]이다. 중요한 건 [대현 출판사]에서 나온 흑백 만화책이어야 했다. 워낙 대작이기에 추후에도 더 좋은 판본이 나왔지만, 추억을 간직해야 했기에 의미가 없었다. 재작년에 운 좋게도 동네 당근에 매물이 올라왔다. 초반 몇 권만 상태가 약간 안 좋고, 세월의 색바램이 조금 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추억을 꼭꼭 씹어가며 60권 다 읽는데 한 나흘 정도 걸렸나? 추억을 배불리 먹고 그렇게 책장에 꽂아 두었다. 작년 나의 삶에 화두는 심플 라이프였다. 가뜩이나.. 더보기
Bon Jovi - Cross Road : The Best Of Bon Jovi LP를 구입하다. 난 음악 감상이란 취미를 남들보다 아주 조금 강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 감상을 제대로 하게 만든 몇몇 뮤지션과 음반들이 있는데, 본조비가 특히 내게 그랬다. 학창 시절 통틀어 가장 많이 들은 음반을 몇 개 뽑자면 반드시 본조비의 가 속한다. 흔히 많이 들었음을 강조할 때, 테이프가 늘어지게 듣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 진부한 표현을 빌리자면 CD가 늘어지게 들었다. 전곡의 가사를 다 외웠고, 특히 Always는 지금도 가사가 다 기억난다. 노래방에 가면 늘 Always를 불렀고, 아니 노래방이 아니어도 노래 부를만한 일이 있으면 늘 본조비의 노래를 불렀다. 본조비의 팝메틀 계보를 따라 음악을 들었으니, 80년대 록 음악을 들었던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들었던 음반인데, 내게 LP가.. 더보기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별세와 드래곤볼을 추억하며 며칠 전 작가의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영면을 들었다. 난 와 을 너무도 좋아했던 아이였기에 이내 마음이 시렸다. 단언컨대 가장 많이 본 만화책은 이 분명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에 대한 여러 주제로 이야기하고 행복해했다.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걸 넘어서 작품의 세계관에 몰입했었다. 은 내 인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작품임이 분명하다. 나이가 듦에 만화책 본편 42권을 마무리 하고, 그 후의 작품들은 거의 보지 않았다. 삶을 살아가다 순간순간 유년 시절이 그리워 질 때면, 기억의 페이지 중 은 반드시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 드래곤 볼 만화책부터 시작해서 IQ 점프, 관련게임, 비디오 가게, 카드 다스(프리즘 카드 뽑기), 피규어 등등 과 관련한 추억들은 산더미처럼 많다. 이렇게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 더보기